고도원의 아침편지
춤을 추는 순간
춤을 추는 순간 나는 사라진다.
춤은 보이지만 춤추는 자는 사라지는 것이다.
보는 자의 영혼에만 가닿을 뿐 흔적은 남지 않는다.
그 춤이 내 것이라고 내세울 수는 없다. 스스로를
내세운다면 그전에 춤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무엇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춤은 보이지 않고 춤추는 자의
몸만 보인다.
- 홍신자의 《생의 마지막 날까지》 중에서 -
- 춤은
인간이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입니다. 몸을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은 영혼육(靈魂肉)이 합일되는
무아지경의 순간입니다. 나는 사라지고 행위만이
남습니다. 나와 남, 안과 밖, 객관과 주관의 경계가
사라지고 승화된 황홀경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춤을 추는 순간이야말로 인간이
신이 되는 순간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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