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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아침편지♣

100년 만의 해후

고도원의 아침편지

100년 만의 해후

사기그릇 같은데
백년은 족히 넘었을 거라는 그릇을 하나 얻었다
국을 담아 밥상에 올릴 수도 없어서
둘레에 가만 입술을 대보았다

나는 둘레를 얻었고
그릇은 나를 얻었다

  • 안도현의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에 실린 시〈그릇〉중에서 -
  • 100년 전 어느 도공이
    흙을 고루어 진득이 반죽하여 그릇을 구워냈습니다.
    혼을 담아 물레를 돌려 형태를 빚고 참나무 장작불을
    1,300도까지 올려 몇 날 며칠 구웠다 식혀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도공의 넋이 깃든 그릇이
    시인의 입술과 100년 만에 해후,
    숨결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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