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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원아침편지♣

시골 아낙들의 자기 밭

시골 아낙들의 '자기 밭'

 

나만이 아니다.


시골 아낙들은 하나같이
산과 들에 자기만의 밭을 가지고 있다.
2월 말이나 3월 초에 뜯는 씀바귀와 냉이,
고들빼기를 시작으로 여러 가지 밭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어디에 어떤 밭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불문율일까?
시골 사내들은 좀처럼 가까운 산이나 들의 나물 밭에는
가지 않는다. 그쪽은 아낙네들에게 주고 그들은 더 멀고,
깊고, 높은 산으로 간다. 그들은 버섯에도 밝다. 어디에
송이밭이 있고, 능이밭이 있는지 안다. 노루궁둥이버섯이
어느 나무에 나는지 안다. 언제 가야 싸리버섯을
만날 수 있는지 안다.

  • 최성현의 《무정설법, 자연이 쓴 경전을 읽다》 중에서 -
  • 자기 텃밭이 없어도 됩니다.
    산과 들이 모두 자기만의 텃밭입니다.
    정원을 가꾸지 않아도 됩니다. 산과 들이 정원입니다.
    이 원리를 깨친 시골 아낙들은 언제나 넉넉하고 풍요롭습니다.
    나물과 버섯을 뜯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합니다.
    몰입하는 그 시간이 다시없는 보람이고 기쁨입니다.
    그들에게는 굳이 사원이나 아쉬람에 가서 기도나
    명상할 일이 없습니다. 온 자연이 '자기 밭'이고
    자기만의 명상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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